일상/Eat

동묘앞역 토종순대국 시장통 묵직한 한그릇.

is there? 2023. 1. 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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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런지는 몰라도 나한테 있어서 순대국은 시장통 안에서 먹는듯한 느낌이 있다. 깔끔하고 청결한 프랜차이즈 순댓국도 좋지만 다소 정신없고 시끌시끌한 시장통에서 먹는 것 역시 정말 좋아한다.

    아버지 손잡고 목욕탕 다니던 꼬맹이 시절부터 시작된 순댓국의 인연은 그렇게도 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동묘앞역-토종순대국-벽면-낙서


    이곳은 동묘앞쪽에 있는 순댓국집이다. 동묘시장이 있는 메인골목이 아닌 옆으로 두어 블록 벗어나있는 곳으로 철물거리안쪽에 있다.

     

    동묘앞역-토종순대국-주방

     

    보시는 대로 깔끔하고 신식의 건물에서 장사를 하는 곳은 아니다. 골목 특성상 다소 투박하고 옛스런맛이 살아있는 집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꺼려질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이러한 곳을 굉장히 선호한다. 지하철에서 가깝고, 아무 데나 앉아도 눈치안 보이고, 가격 저렴하고 음식까지 식성에 맞으니 말이다.

     

    토종순대국-기본-상차림


    국밥집답게 번듯한 기본찬은 없다. 배추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절임양파가 전부이다. 사실 국밥에는 큰 반찬이 필요 없기도 하지만 말이다.

     

    토종순대국-기본-순대국


    기본적인 순대국 한 그릇이다. 특이나 고기추가 이런 것이 아닌 가장 기본적인 크기의 순댓국 뚝배기 넘칠듯한 인심에 마음이 넉넉해진다.

     

    토종순대국-기본-순대국-소주


    원래는 5천 원이었으나 시절이 시절인만큼 약간의 가격상승이 있었다. 지금은 6천 원이었던가? 7천 원이었던가 가물가물하다.

    그런데 큰 감흥이 없는 걸로 봐 선 그리 많이 올리지는 않았다. 그때의 느낌이 "아니? 아직도 이 가격이란 말이야?"라는 기분이었던 거 같으니까.

     

    토종순대국-섞어서-숟가락으로-뜨는-사진


    큼직한 건더기와 부추가 숟가락 가득 감겨 올라온다. 이 음식에 소주를 참는 것은 불법이다.

     

    토종순대국-돼지머리고기-수육


    순댓국도 많은데, 함께 간 지인이 호기심에 시켜본 머리 고기이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차가운 고기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나는 찬 것도 따뜻한 것도 모두 좋아해서 이것 역시 맛나게 먹었다. 조금 먹다가 순댓국에 넣어서 먹어도 되기 때문에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을 듯싶다.

    어떤 음식이나 추억이 묻으면 더 특별해지는 듯하다. 그러한 몇 가지 음식들은 이곳저곳 기웃대며 찾아먹기도 하고 우연히 다른 동네에 들렀을 때 맛보기도 한다.

    세상은 넓고 순댓국집은 많으니 다음에는 어느 집에 자리를 깔고 앉아볼까 심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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